기자에서 홍보인으로 산다는 것
2017.08.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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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동안 몸 담았던 기자직을 그만두고 홍보인으로 거듭난 지 벌써 3년이 되어 간다. 흔히들 기자를 ‘갑’이라고 한다면 홍보인, 그것도 인하우스가 아닌 PR에이전시에서의 홍보인은 아마도 ‘병’이나 ‘정’쯤 되는 위치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에서 기자가 홍보인으로 변신한다는 건 결코 녹록하지 않은 일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소위 ‘기자물’을 빼는 것. 고삐 풀린 망아지를 우리에 넣어둔다고 해서 순하고 얌전한 말이 되지는 않은 것처럼 항상 헐렁한 티셔츠에 청바지만 걸치고 다니다가 넥타이에 정장을 입어야 하는 건 여간 곤욕스러운 게 아니다.
필자의 첫 직장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였다. 당시에는 보도자료를 써서 각 언론사에 다니면서 기자들을 만나 전달하는 역할 역시 업무의 일부였다. 그러던 중 한 매체의 편집장과 필(feel)이 통해 기자 세계로 입문하게 됐고, 벤처붐이 일어났다가 사그러지는 그 현장을 누볐다. 하지만 그뿐이다. 과거에 대한 미련은 홍보인을 탈바꿈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더디게 할 뿐이다.
생각해보면 기자들만큼 홍보를 하기에 제격인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PR이라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공중과의 관계 증진에 관한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언론, 다시 말해 게이트키퍼(Gate Keeper)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계로, 이러한 프로세스 및 기자 네트워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직 기자 출신 홍보인들이 PR을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건설적인 방안이 아닐까 싶다. 물론 기자물을 완전히 빼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과거에도 많은 기자들이 인하우스 홍보 혹은 PR에이전시 홍보 분야로 이직을 했다. 이 가운데 홍보인으로서 명성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많지는 않을 듯싶다. 그 이유는 척박한 홍보 분야에서 생존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기자물을 뺐더라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조건들이 있는 것이다.
가장 첫 번째는 영어다. PR에이전시의 클라이언트가 외국계 기업이 많기에 기본적인 영어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다. 이 부분은 필자에게 있어서도 아쉬운 대목이다.
두 번째는 문서 작성 능력이다. 홍보가 보도자료만 잘 쓴다고 될 일은 아니다. 제안서 작성 등을 위해 오피스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마스터해야 한다.
세 번째는 전문성의 확보. 기자는 전문지식을 깊게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홍보인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수준을 충족하면서 기자들의 지식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전문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또한 이 전문지식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의 트렌드와 연계적으로 엮을 수 있는 광의적인 지식도 요구된다. 그래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홍보 아이템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인적 네트워크의 활용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용해 공중을 위한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체력이다. 홍보 일은 언제, 어느 때라도 고객의 요청에 즉시 응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며칠 밤을 새더라도 지치지 않는 체력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더 있을 테지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신문, 방송 등 올드미디어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소셜미디어가 급부상하는 가운데 많은 기자들이 삶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홍보인으로의 변신을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
<기업앤미디어 2011. 5>
가장 어려운 것은 소위 ‘기자물’을 빼는 것. 고삐 풀린 망아지를 우리에 넣어둔다고 해서 순하고 얌전한 말이 되지는 않은 것처럼 항상 헐렁한 티셔츠에 청바지만 걸치고 다니다가 넥타이에 정장을 입어야 하는 건 여간 곤욕스러운 게 아니다.
필자의 첫 직장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였다. 당시에는 보도자료를 써서 각 언론사에 다니면서 기자들을 만나 전달하는 역할 역시 업무의 일부였다. 그러던 중 한 매체의 편집장과 필(feel)이 통해 기자 세계로 입문하게 됐고, 벤처붐이 일어났다가 사그러지는 그 현장을 누볐다. 하지만 그뿐이다. 과거에 대한 미련은 홍보인을 탈바꿈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더디게 할 뿐이다.
생각해보면 기자들만큼 홍보를 하기에 제격인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PR이라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공중과의 관계 증진에 관한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언론, 다시 말해 게이트키퍼(Gate Keeper)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계로, 이러한 프로세스 및 기자 네트워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직 기자 출신 홍보인들이 PR을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건설적인 방안이 아닐까 싶다. 물론 기자물을 완전히 빼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과거에도 많은 기자들이 인하우스 홍보 혹은 PR에이전시 홍보 분야로 이직을 했다. 이 가운데 홍보인으로서 명성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많지는 않을 듯싶다. 그 이유는 척박한 홍보 분야에서 생존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기자물을 뺐더라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조건들이 있는 것이다.
가장 첫 번째는 영어다. PR에이전시의 클라이언트가 외국계 기업이 많기에 기본적인 영어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다. 이 부분은 필자에게 있어서도 아쉬운 대목이다.
두 번째는 문서 작성 능력이다. 홍보가 보도자료만 잘 쓴다고 될 일은 아니다. 제안서 작성 등을 위해 오피스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마스터해야 한다.
세 번째는 전문성의 확보. 기자는 전문지식을 깊게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홍보인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수준을 충족하면서 기자들의 지식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전문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또한 이 전문지식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의 트렌드와 연계적으로 엮을 수 있는 광의적인 지식도 요구된다. 그래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홍보 아이템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인적 네트워크의 활용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용해 공중을 위한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체력이다. 홍보 일은 언제, 어느 때라도 고객의 요청에 즉시 응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며칠 밤을 새더라도 지치지 않는 체력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더 있을 테지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신문, 방송 등 올드미디어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소셜미디어가 급부상하는 가운데 많은 기자들이 삶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홍보인으로의 변신을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
<기업앤미디어 20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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